28일, 2월의 마지막 날. 겨울의 끝을 알리 듯 날씨는 따뜻했다. 오늘은 손주은 학생을 처음 만나는 날이다.
우리는 중곡사회복지관에서 주은이를 만날 수 있었다.
이번이 주은와 우리가 함께하게 된 첫날이었다.
올해 초등학교 3학년이 되는 주은이는 수줍음이 많은 착한 아이였다.
낯을 많이 가리는 성격이어서인지 오빠인 솔이와 함께 우리와 처음 마주하게 되었다.
처음 만남이어서 더 쑥스러워 하는 듯 해서 우리는 오늘 하루를 솔이와도 함께 하기로 하였다.
복지관에서 서로 간단히 소개를 하고 우리는 영화를 보기로 결정하고 극장으로 향하였다.
극장으로 가는 길에 우리는 서먹한 기분을 없애기 위해 농담도 하고 여러 가지 대화를 나누었다.
주은이는 할아버지와 오빠, 셋이서 생활하고 있었다. 할아버지는 연세도 많으시고 건강도 좋지 않으시다고 한다.
이번에 고등학교에 올라가는 오빠 솔이는 주은이가 어렸을 때는 돌봐줄 사람이 없어 2년동안 학교를 쉰 적도 있다고 한다.
그 만큼 주은이와 솔이는 서로에게 각별한 사이었다. 어려운 일도 많았을 텐데, 남매는 너무도 착하게 자라나고 있었다.
강변 CGV에 도착한 우리는 영화 티켓을 끊고, 전망대에 올라갔다. 넓게 탁 트인 한강을 마주하니 기분도 상쾌해졌다.
주은이도 우리를 조금씩 친근하게 생각하는 듯 했다.
주은이는 화가가 되는 것이 꿈이라고 한다. 아쉽게도 그림 실력을 확인하지는 못했지만 똘똘한 주은이는 그 꿈을 꼭 이룰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극장에 온 주은이는 오랜만의 나들이어서 인지 조금은 들떠 보였다.
극장에는 처음 와 본 것이라 한다. 영화도 재미있게 보고, 팝콘도 먹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영화 관람을 마친고 식사를 하고 주은이네 집으로 향하였다.
아직 첫 만남이어서 수줍어 보였지만, 착한 두 남매 덕분에 우리의 기분이 오히려 좋아진 것 같다.
주은이에게 작은 인연일지는 몰라도 희망을 줄 수 있는 만남이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