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토요일 박수현 학생이 기말고사인 관계로 공부에 방해가 될까해서 오전에 만나기로 하고 이른 시간 일산을 찾았습니다.
이전 멘토조 방문땐 댁으로 찾아갔었지만 이번에는 이모님께서 먼길 오는 저희들을 배려해서 정발산역까지 나오시겠다고 하셨습니다.
정발산역 롯데백화점 앞에서 수현이와 이모님을 만났는데 수현이는 사진에서 본거와는 조금 다르게 훨씬 하얀 피부에 앳된 얼굴을 한 딱 소녀의 모습이었습니다.
듣던대로 말수가 적고 낯을 가리는 모습이 여느 사춘기 소녀들보다 훨씬 더 수줍음이 많다고 생각 되었습니다.
저와 같이 갔던 대형씨와 저는 학창 시절 얘기를 들려주며 공부도 좋지만 친구들과도 좀 많이 어울리고 즐겁게 지내라는 당부와 바램을 얘기했습니다.
식사를 같이 하는 내내 수현이가 자기 의사 표현을 제대로 안해서 이모님이 하나하나 옆에서 거들어야 하는 모습에 이모님께선 저희에게 미안해하는 눈치셨습니다.
저와 대형씨도 사실은 그렇게 외향적인 성격은 아니지만 동생처럼..혹은 조카 대하듯 말 한마디 한마디 조심스레 친해지려고 애쓰고 살갑게 대했습니다.
친오빠가 있단 얘기에 오빠랑 나이차가 좀 있어서 오빠가 잘해주지 않냐구 했더니 아니라고 고개를 절레절레 내저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볼땐 말수가 적고 조용한 사람들이 오히려 속내는 더 깊고 정도 많다고 말했더니 이모님도 그말에 동조하시고 애들이 다 착하고 똑똑하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요즘 월드컵이라 한참 시끄러운데 수현이는 축구를 보냐는 질문에 고개만 끄덕이는데 옆에 계시던 이모님 말씀하시길
우리팀 경기만 보는게 아니라 모든 경기를 다 보시더라고 하셔서 공부만 할 줄 알았던 수현이가 축구를 그렇게 열심히 본다하니 참 의외였습니다.
아무튼 식사를 마치고 수현이는 친구와 도서관을 가야한다고 하여 짧게 만남을 마쳐야만 했습니다.
식사를 너무 간단히 하고 가는지라 죄송한 마음에 이모님께 다른 먹거리를 사서 손에 쥐어 드리고 수현이에겐 제일 좋아한다는 도너츠와 사은품으로 받은
저금통을 건네 주었습니다. 사춘기 소녀의 수줍은 의사 표현이 도너츠라고 생각되니 귀엽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환경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왠지 모르게
위축되고 소심해 보이는 모습에 측은한 생각도 들고 좀 더 발랄하고 밝은 모습이었으면 하는 맘도 들었습니다.
그리고 좀 더 많은 대화를 통해 많이 친해지지 못한게 못내 아쉬웠습니다. 다음 방문때도 이모 같은 언니인 제가 직접 오겠노라고 약속을 하고
담에 만날 때는 더욱 더 친해졌으면 좋겠다는 마지막 인사를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모쪼록 수현이가 좀 더 밝고 건강한 학생으로 즐겁게
학교 생활을 해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