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 3분 남았어! 빨랑 뛰어~!”, “헉, 헉, 잠시만요~! 옴마야~!”, 성급한 마음에 빠르게 내려가던 계단에서 난 엉덩방아를 찧었다. “괜찮냐?” “아오~! 괜찮아요!” 서둘러 우린 전철 안으로 들어가서 자리를 잡았다. “아 역시 오랜만에 뛰니까 저질체력 다 들통 나는구나” 헉헉 거리는 거친 숨소리로 손 과장님이 말씀 하셨다. 시간은 5시 54분 이었고, 6시 30분에 만나기로 한 장학생을 만나기 위해서 55분출발 인천행 직행전철을 겨우 탔다. 양쪽 귀 옆으로 흐르는 땀을 닦으며, 숨을 고르고 있는데, “야! 우리 어디서 내려야 해?” 손과장님이 물어 보셨다. 간석역에서 내린다는 말을 하고, 난 떨어진 체력을 보충하기 위해서 온 몸의 힘을 풀고, 휴식을 취하기 시작했다. ‘요즘 운동도 하고 그랬는데, 이놈의 체력은 도대체 늘지 않는단 말이야. 운동 후 너무 술로 달려 줘서 그런가? ㅋㅋ’ 전철 창밖으로는 오늘 정말 더운 날씨라는 것을 증명이라도 하듯, 전철 레일위로 이글이글 열기가 올라오고 있는 것이 보였다. -수면중-. “우리 지금 간석역인데, 학생 지금 어디있어요?” “거의 다 왔습니다. 오른쪽 출구로 나와 계세요~!” 손과장님과 전철역 출구로 나와 근처 맛있는 데가 어디 있을까 한번 알아볼까 하는 생각으로 발을 옮기고 있는데, 문득 건너편에 2명의 학생이 눈에 들어왔다. 저 친구들인 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자마자, 핸드폰이 요란하게 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역시 그 학생들 중 한 명이 우리의 장학생 박선주 학생이었다. 간단히 학생과 인사를 하고, 안내를 받으며, 학생의 집으로 들어갔다. 선주학생을 길러주시는 할머니가 반갑게 우리를 맞이해 주셨다. 처음 아파트에 들어갈 땐, 생각보다 넓은 아파트에 조금 놀았는데, 할머니와, 친척들 해서 모두 8명이 함께 생활한다는 소식을 듣고, 힘들게 생활하고 있다는 것을 비로소 느낄 수 있었다. 낯선 사람들의 방문으로 인해서 그런지, 학생은 간단한 질문에 대답만 하고, 별다른 말은 없었다. 나라도 그랬을 것 같았다. 할머니와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눈 후, 밖에서 저녁을 먹기로 하고, 학생들이 원하는 저녁을 먹으러 아웃백으로 향하였다. 아웃백? 괜찮다. 어차피 손과장님 살 테니까! 우하하~~!!! 택시로 15분 정도 거리의 아웃백으로 들어간 뒤, 우리는 자리를 잡고 주문을 했다. 사실 난 몇 년만에 아웃백에 간 거다. 그동안 갈 일이 없었기에 ㅜㅜ. 암튼 낯선 메뉴를 선택하고, 주문을 했는데, 우리 테이블 담당 언니(?)도, 온지 얼마 안된 분이신지 메뉴이름 외우기에도 벅차신듯, 메뉴판에 있는 이름을 몇 번 읽으며, 빌지에 꼼꼼히 적으셨다. 음식이 나오는 동안의 어색한 침묵이 흐르는 가운데, 분위기 타파를 위해서 손과장님이 학생에게 말을 하기 시작하셨다. ‘역시 우리의 손과장님 연륜이 있으셔~!’ ㅋㅋ. 이런저런 이야기를 서로 주고 받으니, 학생도 천천히 어색함을 잊어가는 듯 했고, 농담도 하기 시작했다. 10분쯤 지난뒤, ‘절 빨랑 먹어 주세요~!’하며 꼬리를 치는 스테이크와 바베큐폭립, 스파게티가 나왔다. 역시 제일 먼저 재빠르게 손이 가는건 스테이크와 폭립이었다. ㅋㅋ 조금씩 없어져 가는 음식을 배속에 집어 넣으며 물었다. “평일엔 학교 다니느라 힘들 테고, 주말엔 친구랑 뭐하고 노니?” “일요일 오전엔 성당가구요, 오후엔 공부합니다.” “오~! 진짜? 근데 왜 공부한다고 말할 때, 눈이 왜 날 안보고 다른쪽을 봐?” ㅋㅋ.”아저씨 탤런트 누구 닮은 것 같아요?” 선주 학생이 밥을 먹다가 내게 물었다. “누구? 가수 박상민? 첼리스트 유진박?” 그렇다. 난 예전에 머리 길렀을 때, 유진박 닮았다는 소리를 많이 들었다. ㅜㅜ “천정명이요” 순간 가수 천정명으로 생각하고 ‘내가 그렇게 느끼하게 생겼나? ㅡ,.ㅡ’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알고보니 탤런트 천정명이라고 하는데, 사실 난 누구인지 모른다. 암튼 이건 분명 좋은 얘기일꺼야 ㅋㅋ.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며, 나온 음식을 먹은 후 어느덧, 해는 이미 저물어 어두워져 있었다. 아쉬운 작별의 시간을 가지기 전에 손과장님이 말씀하셨다. “우리가 3개월에 한번씩 오는데, 다음번에 오는 아저씨들에게는 꼭 이렇게 말해~! 아저씨 우리 영화보고 밥 사주세요~!” 그럼 그 아저씨까 무조건 해줄꺼야~!” ㅋㅋ 꼭 이렇게 하라는 다짐을 받고 난 뒤, 학생들을 집에 바려다 주고, 우리는 각자 서로의 집으로 향하였다. 집으로 가던길에 학생으로부터 ‘고맙습니다’라는 문자가 왔다. 항상 건강하고 공부 열심히 하라는 답문자를 보낸후, 가슴 한쪽에선 뿌듯한 마음이 솟아오르기 시작했다. 아마도, 낯선 친구이지만, 잠시나마 따뜻한 마음을 전해 줄 수 있었다는 행복감이 들었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