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많이 밀려 조금 늦게 도착하여 벨을 눌렀다. 근데 반응이 없어 잠시 식겁했으나 전화를 거니 어머니께서 바로 마중을 나오셨다. 아무래도 벨이 고장난 모양이었다. 거실에서 간이식탁에 다과상을 차리시고 기다리고 계셨다. 언제나 방문할때 그러시지 않아도 된다고 했는데.. 다과상 앞에 모인 우리들은 요 근래 근황을 물어보기 시작했다. 과장님은 영보학생 어머님을 보며 여기오면 언제나 친구랑 만나는 느낌을 받는다고 하셨다. 두분 나이를 확인하니 정말 동갑으로 그런 느낌을 받을만 하셨다. 영보에게는 학교 생활을 물어보니 그럭저럭 잘 지낸다고 했다. 만난지 거의 2년이 다되어 가는데 아직도 어색해 하는 모습을 보니 쪼끔 섭섭하기도.. 처음 만났을 때 공대를 목표로 한다고 했었는데 여전했다.이번에 정시모집에서 떨어졌다는 소식에 우리 모두 안타까워 했다. 이번에 수능을 보면 수시에 넣어본다고 했다. '화이팅'으로 위로 안되는 위로를 해주었다. 잘은 모르지만 수시면 수능점수에 내신에 이것저것 다 보고 전국에 잘한다는 학생들이 다 모이는 거라 수시도 힘들것 같아 많이 걱정이다. 그러나 그래도 괜찮은건 자신있는 과목을 골라 응모할 수 있다고 하니 그래도 다행이었다. 아무쪼록 잘될수 있기를..이번수능은 11월 정도라고 했다. 추석이 끝나고 한달정도 후인것 같았다. 마음 편히 지낼수 없을것 같아 그것도 안쓰러웠다. 내 조카도 내년이면 고3인데.. 그래서 그런지 참 감정이입이 잘 됐다. 한가족이 다 모일수 있는 시간이 이번 추석인지 물어보니 영보학생의 위의 형이 작년 9월에 군대를 가 이번에는 같이 못모일거라 하셨다. 계속 이렇게 소소한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시간 가는줄 몰랐다. 언뜻 시간을 보니 너무 많은 시간이 흘러 너무 많은 시간을 뺏은것 같아 우리는 인사를 하고 서둘러 나왔다.